ㆍ작성자 제주베서(정진성) ㆍ작성일 2010-04-06 (화) 22:01 ㆍ분 류 기타

ㆍ추천: 0  ㆍ조회: 644       ㆍIP: 112.xxx.140

배스님~~~ 보세요^^ 예전에  많이 알려진 붕어낚시 싸이트에 올렸던 글 입니다.^^   이런 일도 있답니다.^^     견적....... 낚시를 다니다 보면 예상치 못한 불상사 혹은 부주의로 소중한 잠비를 잃거나 파손되는경우가 있다. 그런 사고를 낚시꾼의 표현방식으로 '견적'이 나왔다 한다. I.M.F 사태로 온나라가 싸늘하게 식어들 무렵...... 육상의 경기불황과는 대조적으로 바닷물속에는 유래없는 부시리 풍년을 맞고있던 겨울. 아는분이 오픈한 정비업소의 정비주임으로 스카웃되어 갔다가 금리인상으로 무너져버린 회사와 함께 졸지에 실업자가 되어있던 시기에 있었던 일이다. 아침이 밝으면 어디든 나가야 했던 나는 이곳 저곳 그간에 쌓아둔 인연들을 한군데씩 순례를 하고, 오후면 단골 낚시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점주였던 선배가 가이드를 겸해서 장사를 하고 있었기에 오후면 몰려오는 꾼들의 주문을 형수혼자 감당할수 없기에 내 도움을 고마워 했고, 나역시 딱히 할일도 없는 상황에 그런 도움이라도 된다면 그나마 눈치 안보며 드나들수 있겠기에 정보를 원하는 꾼들에게 포인트며 채비에 대해 설명해주고 밑밥준비며 소품 판매를 도맡아서 해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항상 밀려드는 선상낚시 손님을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던지, 선배가 제안을 해왔다. 직장을 잡을때 까지라도 전문 가이드로 나설 샐각이 없냐는거다. 하루 가이드비로 50,000원. 낚시도중에 손실이 생기는 장비는 가게에서 보상해주고, 각 메이커에서 나오는 샘플은 전량 내게 밀어준다는 조건이였다. 둘째인 아들을 보고 얼마안된 시기의 실직이라 집에 아기 분유값도 못넣어주던 암담한 시기에 이것 저것 가릴 처지도 아닌데 그런 조건이면 상당한 혜택이라할수있었고, 그나마 좋아하고 잘할수 있는 일거리라서 바로 O.K. 처음엔 배를 다루는게 서툴어서 실수도 있었지만, 지난날 조류를 읽는훈련이 큰 도움이되어 빠르게 적응할수 있게 되었다. 선배가 모는 F.R.P 보트와 나란히 고무보트를 정박하고 손님들 낚시 시중을 들어가며 기본적인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지내길 보름정도 했을때. 잡지에 실린 기사를 보고 오셨다며 서울꾼 두분이 가게에 들어왔다. 선배는 다음날 예약이 잡혀 있었기에 그 꾼들은 내가 가이드로 나가야 했다. 두분의 숙소를 정하고(공항에서 낚시점으로 직행. 성질도 급하시지.....) 다시 가게로 돌아와서 다음날의 출조를 위해 그분들의 장비를 확인 하고는 잠시 할말을 잃어야 했다. 참으로 기가막혔다. 낚시가방 하나에 들어있는 장비가 합산하면 자그마치 300만원. 두사람이 똑같은 장비들을 들고 있으니 합이 600만원. 말을 잃고 아연해 있는 날보며 그분들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다.   자기들 낚시수준이 이정도다, 하는듯....... 에구... 촌넘들...ㅉㅉ쯧..... 당시 최고급 갯바위 릴대로 통하던 일본산 G사의 0.8호대,,1호대... 릴도 역시 최고가 이던 일본산 S사의 st..... 2500 하나와 3000 하나씩. 뜰채도 역시나 물건너 온 물건이였고, 낚시복. 보조가방. 원줄. 목줄...... 심지어 밑밥 뿌리는 주걱까지 죄다 수입품 일색 이였으니..... 국산은 자기 몸뚱이뿐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일본 제품으로 도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고가 장비에 놀라거나 기죽어서 말을 잃은건 아니였기에, 그분들의 미소에 마주 웃어주고 한마디 해주었다. 서~붕~  :"낼 감생이 잡으러 가실겁니까?" 꾼  1      :"아니죠. 내일 배타고 히라스(부시리) 잡으러 갈건데요?" 그들은 부시리를 잡아 볼거라고 찾아왔는데, 가지고온 장비는 분명 감성돔 전용장비였던것. 벌써 여러번 낚시잡지에서 다루었기에 일반적인 채비로는 도전할 엄두도 못내는 독특한 장르로 꾼들에게 제법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들은 전혀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 선배도 옆에서 그저 말없이 바라보기만 할뿐.....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는 단골꾼들의 장비들을 보여주며 그들이 가지고온 장비로는 입질 한번에 견적이 나오게 될거라 설명을 했지만, 그들의 고집과 바가지를 씨우려는고 하는것 아니냐는 반박에 더이상 대화를 할수 없었다. 직접 몸으로 느껴 봐야만 믿을거라는 판단에 그들의 장비로 출조를 강행하기로했다.   다음날 사용할 밑밥과 소품들을 점검하고 그들의 장비에 채비를 꾸며주고 선상 흘림낚시에 대해 한동안 설명을 했고, 그들도 열의를 보이며 새겨 듣는듯 했다.   이윽고 출조일, 새벽 여명이 밝아올 무렵 선배의 배와 나란히 서귀포 항을 빠져나왔고, 그날의 포인트인 '지귀도'(남군 남원읍 위미리 해상에 위치)로 전속질주. 약 십분여분 만에 그날의 포인트에 도착하여 조류의 흐름을 살펴서 닻을 내렸고,그들의 장비를 점검해주고 밑밥을 뿌리며 낚시에 돌입. 선배의 배는 섬에서 조금 많이 벗어난 본류대에 자리를 잡았고, 난 그들의 장비로 제압이 가능한 크기의 부시리가 잘 나오는 갯바위에 근접한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 보트가 자리잡은곳에서 조류 방향으로 100m 거리에 잠긴 수중여가 있어 80~90m 거리에서 입질이 오는곳 이였다. 대상어는 '뱅에돔'. 그들은 부시리를 원했지만 그들의 장비로는 어림도 없는 꿈도 꾸지 말아야할일 오히려 부시리가 들어올까봐 불안한 심정으로 그들의 낚시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한명이 먼저 입질을 받았다. 0.8호대가 크게 휘었다. 휨새가 안정되어 보인는게 뱅에돔이다. 보트에 주저앉은 자세로 힘겹게 릴링을 하는 꾼의 모습이 보기에 갑갑하다. 대가 너무 많이 휘어서 제압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있었다. ' 저러다 쳐박아 버리지....'   머리속에 잠시 스치는 생각에 응답하듯.... 보트 밑으로 초릿대가 쳐박히더니 상황끝...... 원줄을 잡고 끌어 당기니 '툭'하며 원줄이 터져 버렸다. 이만 팔천원.....(당시 사용한 잠수찌...엄청 비싼건데...) 다른 꾼도 바로 입질을 받았고 역시나 '팅~~'. 한사람당 네개씩 가지고 나온 잠수찌를 두개씩 잃고나서 다시 채비를 만들어 주었을때 일이 터졌다.   먼저 채비를 흘리고 있던 꾼의 대에서 원줄이 엄청난 속도로 튀어 나가고 있었고, 꾼은 몸이 굳어졌는지 꼼짝도 못하고 풀려나가는 원줄만 쳐다보고 있었다.   "베일을 덮....." 내 외침이 끝나기도전에 원줄이 다 풀려버렸고, 이어서 들리는 소리에 말을 잊고,,,,,,, '더더~~덕,....퐁!' 스플에 감긴 원줄이 다 풀리자 순간적으로 튀어나간 릴대....... '우~~, 저게 얼마 짜린데.....'   입질 한번에 약 150마넌. 동행한 다른 꾼의 표정이 그대로 얼어붙고, 당사자는 더더욱 침묵......   담배 한대 붙여드리고 남은 1호대에 다시 채비를 만드는데, 다른 일행이 입질을 받았다.   '쒸이이~~잉, 터~억!! 빠박... 풍.....'   먼저 대를 뺏기는장면이 자극이 됬던지, 베일은 덮었는데...... 부시리의 순간 파괴력을 감당하지 못한 연약한 0.8호대는 산산 조각이 났고, 순간적으로 손아귀에서 힘이 빠졌는지 원줄에 실린 부시리의 당길힘에 그만 릴까지 상납.   또한번 150마넌.....   그들에게 대형 부시리의 입질이라고 설명하고, 포인트를 옮길것을 제의. 한번 밑밥발을 받았으니 계속 대형 부시리의 공습이 이어질터, 그들에게는 역부족인 상대였다. 하지만, 그들은 완강히 반대 했고, 그자리에서 계속 낚시할것을 주장했다. '될데로 되라'하는 생각에 그들의 1호대에 채비를 만들어 주고, 횟감이라도 건져야겠다는 생각에 내 낚시대를 꺼내어 채비를 흘렸다. 이~삼십분 경과. 보트 위에선 진풍경이 펼쳐졌다. 서울꾼 둘과 나까지 동시에 입질을 받았다. 두 사람의 대에선 릴의 역회전 소리가 요란하고, 두명 다 대만 붙들고 끙끙... 내 채비에 걸린녀석을 힘겹게 다루고 있으니,   한쪽에서 정체불명의 괴소음이     '끼리리.....릭... 끅..끅... 카라라라....카..각~!'  (80마넌 박살..... 삼가 명복을...) 이어서 다른 꾼의 대가 삼등분이 되며 바다속으로..... 낚시시작 세시간만에 낚시대 네대, 릴 네개가 완전히 날아가버렸다.(약 500마넌이...) 허탈하게 나만을 바라보는 그들에게 '회나 먹으러 가시죠' 하니 묵묵히 말이없다. 그러면서 내 낚시대를 지긋이 노려본다.   '허거거걱!!!... 내 보검을......'   결국 두명과 두시간을 더 해상에 떠있었고, 내 아끼던 보검 두자루마저 바다에 수장한후에야 서귀포항으로 돌아올수 있었다. 셋이 다섯시간을 낚시 하여 부시리 90Cm급 한마리와 뱅에돔 네마리를 들고 낚시점으로 돌아와서 회파티를 벌렸다. 두사람은 그날저녁 부시리 장비를 올셋트로 구입했고, 다음날은 원없이 부시리 손맛을 보았다.     둘이 풀 셋트로 준비하는데 들어간 비용--   낚시대 두대 40마넌. 릴 두개 70마넌 원줄 목줄 바늘 찌 까지 통틀어서 20 마넌 미만.   두사람이 가이드의 충고를   의심 할만한 비용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둘이 500마넌이 넘는 견적이 나와도 눈한번 깜빡 안하는 사람들이 견적 금액의 반의 반정도의 지출에 의심을 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들은 바다에 빠트린 내 장비까지 새로 구입해주었고, 그다음날부터 장장 보름동안 그들과 함께 낚시를 다녔다. 아침에 출조가서 오후 3시경에 철수하여,   제주 공항으로 달려가서는 항공화물로 지인들에게 배달을 시키고, 저녁엔 잡아둔 작은 부시리로 회파티를.... 그다음날도 똑같은 패턴의 연속...... 그들의 도움으로 추자도까지 낚시를 다녀왔고 그들도 다음에 또오겠다며 뜨겁게 포옹을 나누며 이별을 한것은 처음 만난날로부터 근 20일이 지나서였다.

김태공 2010-04-06 22:05	읽으면서 덜덜덜.... 제주베서 ^^,,ㅎㅎㅎ 베이트 한둘과는 좀 많이 다르죠?,,ㅎㅎㅎㅎ 울트라,, 사양으로 가물치 노린격 이랄까요.ㅎㅎㅎ 요즘,, 즐거운 시간 누리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늘,, 건강 하세요~~~^^ 4/8 00:39

델타배스 2010-04-06 23:23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 작문 실력이 상당한듯 합니다.... 낚시 잡지 기자 하셔도 될듯 하네요.... 제주베서 그 싸이트의 한 컨텐츠에 약 50편 정도 연재를 했었읍니다.^^ 그 때 글로 사귄 선배님들과의 인연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구요.ㅎㅎㅎ 다음에 기회 되면 가끔씩 올리도록 하겠읍니다.^^ 4/8 00:41

푸른비 2010-04-07 01:33	제주도에 사진만 찍으러 다니다가 작년 8월부터 바다 농어랑 무늬에 미쳐서 한달에 한벌꼴로 제주도에 들어갔었는데요 현지인들의 부시리 낚시하는거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월평포구에서 부시리 원투낚시 하시던 할아버지...목줄 30호에 30cm광어 아주 큰바늘에 걸어서 미끼로 쓰더라구요...ㅋ 그것도 줄이 나가버리던데...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주베서 아!~ 그 낚시 보셨군요.ㅎㅎㅎ 가두리 부표를 찌 대용으로 사용하고,ㅎㅎㅎ 10번 입질 받아서 1마리 렌딩도 어려운 황당한 낚시.ㅎㅎㅎ 1m 47까지는 저도 확인을 했었읍니다.ㅎㅎㅎ 몸통이 거의 한아름 되는 괴물같은 녀석.ㅎㅎㅎㅎ 직접 보지못한 사람은 얘기해줘도 믿지를 못하지요.ㅎㅎㅎ 뻥 친다고 오해 많이 받으셨을듯,,,^^ 늘,,, 건강 하시길......^^ 4/8 00:44

배스 2010-04-07 04:45	저런분들 보면 제 자바론은 음 이제는 잊었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놈들이 두마리 도착하는날입니다.. 어제일은 잊고 새롭게 ^^ 그리고 낚시스타일에 살짝 변화를주고 빅베이트 쓸대만큼은 예민하고도 부드럽게 해야겠습니다.. 제주베서 그래도,,, 개시도 제대로 못하신건,,, 무척 아쉽습니다.ㅡ,.ㅡㅋ 더 큰 행운을 불러올거라,, 믿으심이..ㅎㅎㅎ 행운을 어서 만나시길......^^ 4/8 00:46

붉은10월 2010-04-07 08:57	제발 지름신만 강등 안하면 좋으련만... 제 친구도 감성돔에 빠져 있는 친구가 있는데 감성돔 1호대가 200만 한다고 하더군요 처음 전 장난치는줄 알았는데 사실인걸 확인한 순간 신께 빕니다 제발 지름신이 오지 않길........ 제주베스님 재밌게 잘보았습니다 인기좋은님 아무래도 가격보니깐 인텐샤 G4 ... 어떤분이신지 몰라도 G4를 장만하셧나요??? 엄청나게 부럽네요. 예전에 G4 130만이었는데 엔화가 오르면서 얼마나 오르는지... 부럽습니다. G4. 4/7 10:00 제주베서 인텐샤,, 가격이 그만큼이나 치솟았읍니까?...흐미......... 이젠,, 셋팅 마치면, 350 가량 될듯 싶으네요.ㅉㅉㅉㅉ 좋긴 좋던데,,,ㅎㅎㅎㅎ 지름신,,, 영원히 뿌리칠수없는 존재인가,, 싶네요.^^ 4/8 00:48

블랙엔젤 2010-04-07 23:32	낚시라는 스포츠도 이제는 부르조아 스타일로 가는듯해서 씁쓸하네요.. 장비가 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데 말이죠,.. 제주베서 넵,, 장비가 조과를 보장하는건 아니죠. 꼭 필요한 요소만 갖출수 있으면 그만인데, 고가장비 아니면, 안된다는듯,,,하는 과시성 장비들이 눈길을 더 끌어 당기니...ㅜㅡ 지름신과의 타협점을 잘 잡아야겠죠.ㅎㅎㅎ 4/8 00:50

까망 2010-04-08 11:48	역시 가격보다는 그 상황에 맞는 장비를 써야 하는게 맞죠. 물론 비싼것이 좋긴 하지만, 그것도 상황에 맞게 비싸야 하는거죠. 좋은 글입니다. 많은 도움이 될듯 합니다. 저도 mh대에 16lb로 멋도 모를때 가물치 잡으거 간적이 있었으니까요.. 제주베서 넵!! 상황에 맞는 장비선택! 그게 정답 이지요.^^ 그 중에,,, 좋은 장비를 갖출수 있다면 더더욱 좋을수도 있겠지만,,ㅎㅎㅎ 장비 다칠까,, 부담스러운 정도라면,, 낚시... 마음놓고 할수 있을까요,,ㅎㅎㅎ 편하게 마음껏 쓸수있는 장비가 가장 좋은 장비라고 생각 합니다.^^ 4/9 00:52

득도한파계승 2010-04-08 21:50	글 잘봤습니다.....글을 보면서 자꾸 웃음이...ㅎㅎㅎ 제주베서 글속의 주인공들도,,, 저녁에는 웃더군요.ㅎㅎㅎㅎ 전날의 일을 돌이켜보고는 미안한 마음이 들던지,,ㅎㅎㅎ 제 장비 2셋트 수장시킨거, 훨~~~ 좋은 장비로 구입해 주셨구요.^^ 4/9 00:53 득도한파계승 그런거보면 정말 낚시를 사랑하시는분들 인가봐요... 4/9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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